이야기
《종이의 집》 정주행 끝내고 나면 이상하게 마드리드 지도를 켜보게 된다.
교수와 팀원들이 뚫었던 그 조폐국, 진짜 가볼 수 있는 건가 싶어서 찾아봤다.
근데 알고 보니 그 건물, 진짜 조폐국이 아니었다. 스페인 왕립 조폐국은 살라망카 지구의 좁고 차 많은 골목에 있어서 애초에 액션 장면을 찍을 수가 없는 곳이고, 지폐·주화를 실제로 찍어내는 보안 시설이라 내부 촬영도 허가가 안 났다.
그래서 제작진이 대신 쓴 게 차량 통행이 통제된 CSIC(국립연구위원회) 건물이다. 몇 시즌 내내 봤던 그 웅장한 조폐국 외관, 사실 전혀 다른 기관 건물이었던 거다.
반면 비행선이 지폐를 뿌리던 그 명장면, 마드리드 한복판 칼라오 광장은 진짜다. 실제로 군중과 시위 장면도 이 광장에서 찍었다고 한다.

왕립 조폐국(Fábrica Nacional de Moneda y Timbre), 마드리드 · Ricardo Ricote Rodríguez 촬영, 2008년 · Wikimedia Commons
팀원들 이름이 전부 도시 이름인 것도 처음엔 그냥 콘셉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이유가 있었다. 교수가 팀원들이 서로의 진짜 이름과 사연을 몰라야 계획이 완벽하게 지켜진다고 설계한 거다. 근데 이 완벽한 설계가 무너지는 게 바로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도쿄, 리오, 나이로비… 이 사람들, 처음엔 그냥 '교수의 도구'였는데 몇 화만 지나면 각자 사연 있는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사연들이 꼭 계획에 없던 방식으로 터진다 — 사랑이 생기고, 배신이 생기고, 교수도 예상 못 한 방향으로 팀이 흔들린다.
특히 라켈. 조폐국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결국 교수 쪽으로 넘어가는 그 전개, 처음 봤을 땐 좀 뻔뻔하다 싶었는데 다시 보면 이게 이 작품이 하고 싶었던 말이라는 걸 알게 된다 — 완벽한 계획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이기지는 못한다는 것.
조폐국 작전이 끝나고 팀이 뿔뿔이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는 그 텀도, 그냥 시즌 나누기용이 아니라 이들이 '팀'에서 '가족'으로 바뀌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팔레르모가 지휘봉을 잡고 시작하는 중앙은행 작전. 이번엔 금을 녹여서 빼돌리는 그 살벌한 그림 자체보다, 여론전이 훨씬 치열해진다는 게 흥미로웠다. 이 드라마는 갈수록 '이 강도들을 응원해도 되나'라는 질문을 시청자한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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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레스 광장(Plaza de Cibeles), 마드리드 · Wikimedia Commons
그리고 팀원들 상징인 빨간 점프수트와 가면. 그 가면 얼굴, 그냥 아무 얼굴이 아니라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얼굴을 본뜬 거였다는 걸 알고 나니 왜 이 작품이 그렇게 스페인스러운지 이해가 됐다.
Bella Ciao도 원래는 이탈리아 저항가요인데, 이 작품 덕분에 스페인어 몰라도 멜로디만으로 전 세계가 따라 부르는 노래가 됐다.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마다 팀이 뭔가를 걸고 있다는 뜻이라는 걸 알면 그 장면들이 다르게 들린다.
후반부 나오는 파나마·태국 도피처는 반대로 진짜 촬영지가 아니라 설정상 나온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들이지만, 이 작품이 거기서 찍은 건 아니라는 뜻.
이 팀이 결국 어떤 대가를 치르고 이야기를 끝내는지는 여기서 다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근데 확실한 건,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완벽한 강도'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모순적인지 알게 된다는 거다.
마드리드 가면 그란 비아나 칼라오 광장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관광지인데, '여기가 그 지폐 뿌리던 장면이었지' 하고 한 번 더 보면 꽤 다르게 보인다.
이 장면의 실제 장소
대표 촬영지 TOP5
CSIC 본부 (Madrid)
공식·직접
누에보스 미니스테리오스 (Nuevos Ministerios)
공식·직접
포멘토 궁전 (Ministerio de Fomento)
공식·직접
칼라오 광장 (Plaza del Callao)
공식·직접
그란 비아 (Gran Vía)
공식·직접
등장인물과 배우 (17명 중 8명)
전체 인물 관계와 이야기는 지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종이의 집 (La Casa de Papel / Money Heist)의 전체 장소 목록 (12곳)
CSIC 본부 (Madrid)
스페인 왕립 조폐국 외관으로 등장한 마드리드의 국립연구위원회(CSIC) 건물이다. 실제 왕립 조폐국(Fábrica Nacional de Moneda y Timbre)은 살라망카 지구의 좁고 통행량 많은 도로에 있어 액션 장면 촬영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지폐·주화를 실제로 찍어내는 보안 시설이라 내부 촬영도 불허됐다. 반면 CSIC 건물은 차량 통행이 통제된 구역에 있어 촬영이 훨씬 수월했다. 조폐국·은행 내부 세트는 콜메나르 비에호의 스튜디오에 별도로 지어졌다.
누에보스 미니스테리오스 (Nuevos Ministerios)
중앙은행 외관 일부 장면이 촬영된 마드리드의 정부 청사 단지다.
포멘토 궁전 (Ministerio de Fomento)
작전 관련 배경으로 쓰인 마드리드의 역사적인 관공서 건물이다.
칼라오 광장 (Plaza del Callao)
군중과 시위 장면이 촬영된 마드리드 중심가의 대표 광장으로, 극중 비행선(제플린)이 도시 상공에서 지폐를 뿌리는 명장면의 실제 배경이 된 곳이다.
그란 비아 (Gran Vía)
마드리드의 대표 번화가로, 도시 배경 장면 다수에 등장한다.
산 프루토스 은자원 (San Frutos Hermitage, Segovia)
팀의 훈련 장소로 등장한 세고비아 근교의 폐허 수도원이다.
토레로도네스 (Torrelodones)
교수의 은신처로 설정된 마드리드 근교의 소도시다.
파나마·태국 설정 장면
후속 시즌에서 등장인물들의 도피처로 설정된 지역들이다.
피렌체 (Florence, Italy)
베를린과 관련된 회상 장면이 촬영된 이탈리아의 도시다.
코펜하겐 설정
국제적 확장 설정으로 언급되는 덴마크의 수도다.
마드리드 스튜디오 세트
조폐국·은행 내부 세트가 지어진 마드리드의 촬영 스튜디오다.
스페인 도시명·캐릭터명 지도
팀원들의 코드네임이 딴 세계 도시들을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소개하는 개념 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