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호프》 보고 나서 제일 먼저 궁금했던 건 '호포항'이라는 마을이 진짜 있나 하는 거였다.
찾아보니 없었다. 극중 무대는 가상의 마을이고, 실제 촬영은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더 흥미로웠던 건 옛 북평 버스터미널이다. 실제로 있던 버스터미널 건물을 극중 '호포출장소' 파출소로 새단장해서 찍었는데,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촬영에 쓰인 스텔라 경찰차까지 건물 앞에 그대로 전시돼 있다고.
해남군이 개봉에 맞춰 이 일대를 아예 1970~80년대 분위기의 '영화의 거리'로 조성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배우 벽화, 외계 생명체 조형물까지 있다더라.

해남군 해안 풍경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그런데 숲 장면만은 얘기가 다르다. 극중에서는 분명 한국의 산인데, 실제로는 루마니아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찍었다고. 국내 숲의 나무는 잔가지가 많아서 원하는 화면이 안 나왔다는 게 제작진 설명이었다.
그러니까 이 영화, 한 마을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지구 반대편까지 걸쳐서 만들어진 셈이다.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면, 출장소장 범석이 훼손된 소 사체를 확인하러 갔다가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전체가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초토화된다.
산으로 사냥을 나선 성기와 동료들은 숲속에서 추락한 우주선을 발견한다. 그 안에서 소형 외계 생명체를 목격한 이들은 곧 '아이도보르'에게 유인당해 '마베이요'와 '조르'에게 포위되고, 성기를 제외한 동료 전원이 목숨을 잃는다.
마을에서는 향토예비군 노인들과 민병대가 잇따라 외계 생명체에게 목숨을 잃는다. 저수지 근처 폐가에 사는 은둔자 양배는 자기가 사살한 어린 외계 생명체 '칼리'의 정체를 두고 계속 석연찮은 증언을 이어간다.

해남군 풍경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인간과 외계인의 충돌을 그냥 '선 vs 악'으로 안 그린다는 점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존재'들 사이의 비극으로 그린다.
후반부에 범석·성애·낙연이 힘을 합쳐 마베이요와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데, 그 결말에서 제목 '호프'에 담긴 진짜 의미가 뭔지 알게 된다. 여기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나홍진 감독이 《추격자》·《황해》·《곡성》으로 한국형 스릴러를 대표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외계 생명체 소재에 도전한 거라고. 《곡성》 이후 10년 만의 신작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
2026년 5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처음 공개돼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국내에서는 7월 15일 개봉했다. 러닝타임이 156분이나 되는데, 보고 나면 그 긴 시간이 이해가 간다.
해남에 갈 일이 있으면 남창리부터 들러보고 싶다. 옛 버스터미널 앞에 서서 그 경찰차를 실제로 보면, 영화가 좀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이 장면의 실제 장소
대표 촬영지 TOP5
다리 밑(가공의 공간)
테마 연계
정육점(가공의 공간)
테마 연계
양배의 폐가(가공의 공간)
테마 연계
건어물 시장(가공의 공간)
테마 연계
보건소(가공의 공간)
테마 연계
등장인물과 배우 (35명 중 8명)
전체 인물 관계와 이야기는 지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호프 (Hope)의 전체 장소 목록 (40곳)
해남 남창리 '호프 영화의 거리'
영화 초반부 대부분이 촬영된 실제 마을. 해남군이 개봉에 맞춰 1970~80년대 분위기로 거리를 꾸며 '영화의 거리'로 조성했으며, 배우 벽화와 외계 생명체 조형물, 촬영에 쓰인 스텔라 경찰차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극중 가상의 마을 '호포항'의 실제 무대다.
옛 북평 버스터미널(극중 호포출장소)
실제 촬영을 위해 옛 버스터미널 건물을 극중 '호포출장소' 파출소로 새단장한 곳. 범석과 성애가 근무하는 공간으로 등장하며, 지금도 영화 속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팬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토스팟이다.
배우 벽화 거리
황정민·조인성·정호연 등 주연 배우들의 얼굴이 그려진 벽화가 이어지는 거리. 영화 개봉과 함께 조성된 남창리 '영화의 거리'의 핵심 구간이다.
외계 생명체 조형물
영화 속 외계 생명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된 거리 구간. 실제 마을 풍경 속에 SF 영화의 이미지를 겹쳐 놓은 독특한 포토스팟이다.
북평면사무소
'영화의 거리' 관람 동선의 시작점이 되는 실제 행정기관. 남창리는 북평면의 면소재지로, 면사무소 앞에서부터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촬영지를 둘러보는 코스가 자리 잡았다.
이진항
남창리에서 가까운 실제 항구로, 완도 방면 여객선이 오가는 해남 남부의 관문이다. 영화 촬영지 순례와 함께 묶어 둘러보기 좋은 실제 어촌 풍경을 보여준다.
해남 우수영관광지·울돌목(명량대첩 현장)
남창마을에서 자동차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실제 역사 현장.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왜군을 물리친 명량대첩이 벌어진 울돌목이 있으며, 영화 《명량》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언론에서 '호프'와 '명량' 촬영지를 함께 도는 해남 시네마 여행 코스로 소개된 바 있다.
땅끝마을(해남 땅끝전망대)
한반도 육지의 최남단으로 유명한 해남의 대표 관광지. 남창리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함께 들르기 좋은 실제 명소다.
루마니아 카르파티아 산맥 숲
영화 속 숲 장면이 촬영된 실제 장소. 국내 숲의 나무는 잔가지가 많아 원하는 화면을 얻기 어려워, 제작진은 국내 촬영 대신 루마니아 카르파티아 산맥의 원시림을 택했다. 극중에서는 한국의 산이지만, 실제로는 지구 반대편에서 찍힌 장면이다.
다리 밑(가공의 공간)
괴생명체가 마을에서 난동을 부릴 때 낙연이 숨어 있던 곳. 범석의 오인 사격이 낙연을 스칠 뻔하며 두 사람이 처음 얽히는 장소다.
정육점(가공의 공간)
범석의 친구 경석이 운영하는 정육점. 괴물을 쫓던 범석과 낙연이 뒤편 실루엣을 괴물로 착각해 총을 쏘며 경석이 총상을 입는, 극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공간이다.
양배의 폐가(가공의 공간)
마을 외곽 저수지 근처, 양배가 홀로 사는 폐가. 마당부터 실내까지 마네킹과 동물 사체로 뒤덮인 기괴한 공간으로, 양배가 사살한 어린 외계 생명체 칼리의 사체를 냉동고에 숨겨둔 곳이기도 하다.
건어물 시장(가공의 공간)
덕기를 찾아 나선 춘호와 범석이 수색하던 곳. 한 가게 안에서 바미기르에게 덕기가 목숨을 잃고, 뒤이어 춘호마저 그 시신에 직격당해 숨지는 극 후반부의 참혹한 장면이 펼쳐진다.
보건소(가공의 공간)
바미기르의 사체가 옮겨져 부검이 이뤄지는 곳. 보건소장이 톱과 전기톱까지 동원해 이 생명체가 알려진 어떤 종도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내는, 영화의 톤을 환기하는 장면의 무대다.
학교 임시 구호소(가공의 공간)
읍내가 초토화된 이후 마을 사람들을 위해 학교에 마련된 임시 구호소.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숲속 우주선 추락 현장(가공의 공간)
성기 일행이 사냥 중 발견하는 정체불명의 우주선이 추락한 숲속 현장. 이곳에서 처음으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목격하며, 뒤이어 아이도보르에게 유인당해 마베이요·조르에게 포위되는 참극이 벌어진다.
외계 우주선 내부(가공의 공간)
성기 일행이 추락 현장에서 발견해 진입하는 우주선의 하부 공간. 소형 외계 생명체를 처음 목격하는 곳으로, 이후 벌어지는 매복의 발단이 된다.
고속도로 추격전 현장(가공의 공간)
향토예비군 노인들의 트럭이 마베이요에게 공격당하고, 이후 범석 일행이 마베이요를 상대로 최후의 추격전을 벌이는 곳. 영화 후반부의 클라이맥스 액션이 펼쳐지는 무대다.
야산 우주 함선 추락지(가공의 공간)
지구 궤도에 있던 외계 함선(쿠얼과 관련)이 호포항 인근 야산에 추락·폭발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곳.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암시되는, 영화의 미회수 떡밥 중 하나다.
저수지(가공의 공간)
양배의 폐가 인근에 있는 저수지. 마을 외곽의 스산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배경으로 등장한다.
마을회관(가공의 공간)
마을 사람들이 모여 사태를 논의하는 공간으로 짧게 등장하는 마을회관.
출장소 총기함(가공의 공간)
안 경장이 임의로 열어준 것으로 의심되는 호포출장소의 총기 보관함. 사냥꾼들이 중화기를 반출해가는 사태의 발단이 되는 공간이다.
소 사체 발견 현장(가공의 공간)
극 초반, 범석이 훼손된 소 사체를 확인하러 갔다가 처음으로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끼는 장소.
촬영용 스텔라 경찰차 전시
실제 촬영에 쓰인 기아 스텔라 경찰차가 옛 버스터미널(극중 호포출장소) 앞에 전시돼 있다.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시대 고증을 보여주는 실물 소품이다.
남창리 옛 시장통
'영화의 거리' 조성 이전부터 남창리에 있던 실제 재래시장 거리. 극중 건어물 시장 장면의 분위기를 짐작해볼 수 있는 실제 공간이다.
목포(해남 관문 도시)
서울 등에서 해남 남창리로 이동할 때 거치게 되는 관문 도시. KTX와 고속버스가 닿는 실제 교통 요지로, 해남 여행의 실질적 출발점이다.
완도
이진항에서 배로 이어지는 실제 섬. 해남 남부 촬영지 여행과 함께 묶어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칸 뤼미에르 대극장(프랑스)
《호프》가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상영을 가진 실제 극장.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세계 영화계에 처음 공개된 곳이다.
최후의 결전지(가공의 공간)
고속도로 추격전 끝에 범석·성애·낙연이 마베이요를 쓰러뜨리는 최종 결전 장소. 환호도 잠시, 곧이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성기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는 반전이 벌어진다.
숲길 매복 지점(가공의 공간)
조르가 창을 던져 청산을 절명시키고 마베이요가 도약해 흥식을 압사시키는 매복 현장. 사냥꾼 무리가 거의 전멸하는 영화의 전환점이다.
백마 구출 장면 현장(가공의 공간)
현호가 백마를 타고 마베이요에게 습격당하던 성기를 구해내는, 영화 포스터와 예고편을 장식한 장면의 무대.
트럭 부대 이동로(가공의 공간)
향토예비군 노인들의 흰색 트럭이 외계인과 싸우러 이동하던 길. 트럭이 마베이요에게 공중으로 내동댕이쳐지는 참극이 벌어지는 곳이다.
면장 자택(가공의 공간, 편집분)
디렉터스 컷에만 등장하는, 면장의 자택으로 설정된 공간. 극장 개봉판에서는 관련 장면 전체가 편집됐다.
우주선 하부 해치(가공의 공간)
성기 일행이 우주선에 진입해 소형 외계 생명체를 처음 목격하는 구체적 지점. 아이도보르에게 발각되는 계기가 되는 곳이다.
총격 골목(가공의 공간)
범석과 낙연이 정육점 뒤편 실루엣을 향해 총을 쏘는 골목. 경석이 총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지는 구체적 지점이다.
두륜산 대흥사
해남을 대표하는 또 다른 명소로, 남창리에서 차로 이동 가능한 실제 사찰과 산이다. 촬영지 순례에 곁들이기 좋은 해남 남부의 자연·문화 코스다.
브라쇼브(루마니아, 카르파티아 관광 거점)
카르파티아 산맥 촬영지에 접근할 때 흔히 거점으로 삼는 실제 루마니아 도시. 트란실바니아 지역 특유의 중세 건축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구호소 운동장(가공의 공간)
학교 임시 구호소 옆 운동장. 부상자와 대피한 주민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공간이다.
우주선 추락지 능선(가공의 공간)
숲속 우주선 추락 현장 인근의 능선. 사냥꾼 무리가 처음 우주선의 존재를 발견하기 전 이동하던 경로로 그려진다.
고속도로 표지판 충돌 지점(가공의 공간)
양배가 갑자기 핸들을 틀며 성기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는 사고가 벌어지는 구체적 지점. 결말부 반전의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