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다 보고 나서 다들 그 장면부터 찾아보더라. 에노덴 지나가고 나면 남자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그 건널목.
근데 찾아보니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그 건널목이 아니었다. 에노시마 골목의 작은 라멘집 — 무희가 전 남친 새 여친한테 따지러 뛰어들었다가 일본어가 안 통해서 얼어붙었을 때, 호진이 통역으로 끼어든 그 장면. 거기가 진짜 시작이다.
그 라멘집도 사실 라멘집이 아니다. 실제로는 'tenzan lab.'이라는 카페인데, 극에서만 외관이 라멘집으로 나온다고. 지금은 빙수랑 화과자 파는 조용한 가게라니, 가서 라멘 찾으면 안 될 것 같다.
1화 초반, 둘이 서로 모른 채 스쳐 지나가는 장면 — 그게 고쿠라쿠지역이다. 1904년 지어진 목조역사인데, 알고 보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바닷마을 다이어리>에도 나왔던 곳이라고.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성지였던 셈.

가마쿠라 고토쿠인 대불(大仏),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제일 유명한 컷은 따로 있다. 고료 신사 흰 도리이 앞으로 에노덴이 지나가는 그 장면, 아사히신문에서도 실제 촬영지로 확인해줬다고 한다. 장마철엔 수국이랑 전철이 같이 찍혀서 원래도 유명한 포토스팟이었다는데, 드라마 이후 더 몰린다고.
그리고 그 유명한 '사라지는' 장면 — 하세역 근처 작은 건널목이다. 실제로 전 세계 팬들이 찾아와서 가마쿠라시가 아예 다국어 안내판까지 세워놨다고 하니, 조용히 사진만 찍고 오는 게 맞을 것 같다.
에노시마 씨캔들 전망대도 나온다. 근데 이건 로맨틱한 장면이 아니라 호진이 첫사랑 지선을 찾아 헤매는 장면이다. 근데 이 장면, 외경은 진짜 씨캔들인데 내부 촬영은 속초 피노디아 엑스포타워에서 따로 찍었다고 한다. 반대로 캐나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이탈리아 와이너리처럼 아예 통째로 한국(강남·파주)에서 찍힌 곳도 있다.
드라마 자체 얘기도 좀 해보면, 이거 홍자매(홍정은·홍미란) 작가 신작이다. <미남이시네요>, <호텔 델루나>, <환혼> 쓴 그 홍자매. 김선호·고윤정·후쿠시 소타가 주연을 맡았고, 2026년 1월 넷플릭스 공개 직후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12부작.
이야기 구조도 스포일러해볼 만하다. 통역 인연으로 시작한 무희랑 호진 사이에, '로맨틱 트립'에 함께 출연하게 되는 일본 배우 히로까지 더해지면서 삼각관계가 만들어진다. 셋 다 같이 출연하는 이 글로벌 데이트 예능을 매개로 이 관계가 계속 얽힌다.

가마쿠라 쓰루가오카 하치만구, Wikimedia Commons
이 삼각관계, 캐나다 밴프에서 한번 더 복잡해지고 이탈리아 토스카나·움브리아에서 결정적인 국면을 맞는다고 하는데, 정확히 누구랑 누가 어떻게 되는지는 여기서 다 말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확실한 건 하나 있다. '로맨틱 트립'의 마지막 고백 장면이 이 드라마의 진짜 클라이맥스라는 것. 그리고 그 장면까지 가는 길이 실제로는 절반은 진짜 해외, 절반은 국내 세트였다는 걸 알고 나면 다시 볼 때 재미가 배가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안 끝나고 캐나다 밴프, 이탈리아 토스카나까지 이어진다. 나도 이 세 나라 다 지도로만 본 곳들인데, 장면 하나하나가 이렇게까지 실제 장소랑 딱 맞아떨어지는 걸 알고 나니 언젠가 순서대로 밟아보는 여행도 상상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밟아보고 싶은 건 역시 가마쿠라·에노시마다. 두 사람이 진짜로 처음 만난 그 라멘집 골목부터, 고쿠라쿠지역, 고료 신사, 하세역 건널목까지 — 이 코스 하나만 걸어도 드라마 1화를 통째로 다시 보는 기분이 들 것 같다.
그리고 씨캔들에 올라가면, 거기서 호진이 지선을 찾아 헤매던 마음이 어떤 거였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고 싶다. 로맨틱한 장면인 척 안 하는 그 장면이, 사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마음에 남았으니까.
이 장면의 실제 장소
대표 촬영지 TOP5
고쿠라쿠지역 (에노시마 전철, 가마쿠라)
공식·직접
벤자이텐 나카미세 거리 (에노시마)
공식·직접
에노시마 우체국 앞
공식·직접
오이와야미치 거리 (에노시마)
공식·직접
가타세 어항 흰 등대
공식·직접
등장인물과 배우 (5명 중 5명)
전체 인물 관계와 이야기는 지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사랑 통역 되나요? (Can This Love Be Translated?)의 전체 장소 목록 (31곳)
고쿠라쿠지역 (에노시마 전철, 가마쿠라)
1화 초반, 무희와 호진이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스쳐 지나가는 장면의 배경. 1904년에 지어진 목조 역사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에도 등장했던 곳이다.
텐잔랩 (에노시마 골목, 극중 라멘집 '모모짱 라멘')
무희가 전 남친의 새 여친에게 따지러 뛰어들었다가 일본어가 안 통해 얼어붙었을 때, 그 자리에 있던 호진이 통역으로 끼어들며 둘의 인연이 시작된 곳. 실제로는 빙수·화과자를 파는 카페로, 극에서는 외관만 라멘집으로 나왔다.
벤자이텐 나카미세 거리 (에노시마)
에노시마역에서 에노시마 신사로 이어지는 참배길. 문어전병·시라스덮밥 같은 길거리 음식을 사 먹으며 두 사람이 함께 섬을 둘러보는 장면의 배경이다.
에노시마 우체국 앞
무희가 호진의 가방을 든 채 그를 기다리는 장면에 등장한다. 상점가 사이 조용한 일본식 공공건물로, 자칫 지나치기 쉬운 장소다.
오이와야미치 거리 (에노시마)
찐빵을 사고 나서야 호진의 스마트폰을 자기가 갖고 있다는 걸 깨달은 무희가 그를 찾아 뛰어가는 장면이 촬영된 돌길. 에노시마 신사 오쿠쓰미야에서 이와야 동굴로 이어진다.
고료 신사 (가마쿠라 하세)
무희가 호진을 따라잡아 스마트폰을 돌려주는 장면 — 흰색 도리이 앞으로 에노덴 전철이 지나가는 이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이 촬영된 곳. 아사히신문 보도로 실제 촬영지임이 확인됐다.
가타세 어항 흰 등대
노을 지는 저녁, 두 사람이 방파제 끝 등대에 나란히 앉는 장면. 무희가 이때 호진의 옆모습을 몰래 찍은 사진이 훗날 재회의 실마리가 된다. 에노시마와 후지산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흔치 않은 지점이다.
하세역 인근 건널목
1화의 클라이맥스 — 밥 먹을 곳을 찾다 무희가 먼저 가라고 하고, 에노덴이 지나가는 짧은 순간 호진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장면. 전 세계 팬들이 찾아오자 가마쿠라시가 다국어 안내판을 세웠다.
에노시마 씨캔들 (전망 등대)
2화부터, 호진이 첫사랑 신지선을 찾아 헤매는 장면의 배경이 된 전망대. 100m 높이에서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부터 후지산, 이즈반도까지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이나무라가사키 (가마쿠라 해변공원)
호진의 오랜 짝사랑이 시작된 자리 — 첫사랑 지선이 여행을 앞두고 그에게 부적을 건네는 회상 장면이 촬영됐다. 후지산과 에노시마를 한 시야에 담을 수 있는 곶.
캘거리 (앨버타주 최대 도시)
'로맨틱 트립' 본격 촬영이 시작된 도시이자 로키산맥으로 가는 관문. 캐나다 파트 전체의 실질적 거점이다.
밴프 애비뉴 (밴프 국립공원)
밴프 타운의 중심 거리. 극중 두 사람이 걸었던 아기자기한 소품샵·카페 거리를 실제로 걸어볼 수 있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 안에 있는 마을이다.
캔모어 (밴프 인근 산악 마을)
밴프 국립공원과 맞닿은 산악 마을로, 캐나다 파트 여러 장면의 배경이 됐다.
카나나스키스 컨트리
극중 무희가 히로를 처음 발견하는 장소로 등장. 캔모어를 둘러싸고 밴프 국립공원과 맞닿은 자연보호구역이다.
쿼리 호수 (캔모어 인근)
두 사람의 첫 키스 장면이 촬영된 호수. 7개 봉우리가 12㎞에 걸쳐 이어지는 런들산맥이 성벽처럼 호수 뒤로 솟아 있다. 이후 한국 드라마 팬들 사이 '성지 코스'로 자리 잡았다.
로열 티렐 박물관 (드럼헬러)
공룡·고생물학 전문 박물관으로 '로맨틱 트립' 촬영 중 등장한 장소. 세계 최대급 규모로 약 16만 점의 화석을 소장하며, 앨버타주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 붙은 알베르토사우루스도 전시돼 있다.
캐네디언 로키 (밴프 국립공원 일대)
무희와 호진이 오로라를 감상하는 장면의 배경이 된 로키산맥 일대. 정확한 촬영 지점은 여러 매체마다 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밴프 국립공원 권역 내로 확인된다.
피아차 델 캄포 (시에나, 토스카나)
토스카나 시에나의 대표 광장에서 두 사람이 포옹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야기 후반부 관계가 결정적으로 깊어지는 순간 중 하나다.
비아 아피아 (페루자 구시가)
돌바닥과 경사진 골목, 벽에 가까운 좁은 동선이 이어지는 페루자 구시가의 골목. 두 사람의 키스 장면이 촬영됐다.
치비타 디 바뇨레조
'로맨틱 트립'의 마지막을 장식한 고백 장면이 촬영된 중세풍 절경 마을. 침식된 절벽 위에 홀로 서 있어 '죽어가는 마을'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휘우커피 (경기 고양)
극중 이탈리아에서 호진과 무희(도라미)가 밤마다 함께 찾았던 레스토랑 — 실제로는 경기 고양의 카페다. 기찻길 옆에 있어 기차가 지나는 순간을 감상할 수 있는 이국적인 외관·인테리어로 유명하다.
라움아트센터 (서울 강남)
극중 일본 영화제 뒤풀이 연회장으로 나온 장소 — 실제로는 서울 강남의 공연·웨딩 복합 공간이다. 유럽 고성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특징.
유니버설 아트센터 (서울 광진)
무희가 히로와 오페라를 관람하다 나와 걷는 중세풍 복도 장면이 촬영된 곳 — 샹들리에까지 당연히 해외인 줄 알기 쉽지만 실제로는 서울 광진구다.
피노디아 엑스포 타워 (강원 속초)
1화에서 호진이 첫사랑을 만나러 달려간 일본의 한 전망대 — 외경은 실제 에노시마 씨캔들이지만, 내부 촬영은 속초의 이 타워에서 이뤄졌다.
산머루농원 (경기 파주)
극중 이탈리아 와이너리로 나온 곳 — 실제로는 경기 파주의 와이너리 체험농장이다.
그랜드 머큐어 임페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
히로가 캐나다에서 처음 찾았던 고급 레스토랑 장면 — 실제로는 학동역 앞 5성급 호텔의 연회장(셀레나 홀)이다.
캐슬아씨시 (경기 양평)
극중 이탈리아 스태프 숙소로 등장한 곳 — 과거 펜션·호텔로 운영되던 경기 양평의 건물이다. 이름 자체가 이탈리아 도시 '아시시(Assisi)'를 재치있게 딴 것이기도 하다.
포옹남 당산점 (서울 영등포)
무희의 베트남 팬들이 등장하는 베트남 식당 장면 — 실제로는 서울 당산의 베트남 음식 전문점이다. 인테리어부터 메뉴까지 현지 분위기를 재현해 원래도 유명한 맛집이었다.
국립부여박물관
마지막 화, 무희와 호진이 다시 만나는 공간 — 박물관의 디지털 실감영상관에서 촬영됐다.
해방촌 신흥시장 (서울 용산)
드라마 끝자락, 호진이 외국인 친구와 함께 걷는 골목 장면이 촬영됐다.
성수 무비랜드 (서울 성동)
무희와 히로가 '로맨틱 트립' 편집본을 함께 보는 장면이 촬영된 30석 규모의 소규모 영화관.